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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 Life

Clean Room이라고 쓰고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 읽는다.

by fireflystory 2020. 5. 5.

안녕하세요 반디 엔지니어 fireflystory 입니다.

 

오늘 블로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종사자라면 피할 수 없는 그 공간 "Clean Room" 입니다.

말 그대로 "깨끗한 공간", "먼지 하나 없는 극한의 공간" 입니다.

 

Clean Room의 개념이 쓰이는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 Fab만으로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 Fab이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Clean Room 하면 흔히 Fab을 떠오르게 됩니다.

 

이곳이 바로 깨끗한 나라입니다.

"Clean Room"을 꾸미는 목적은 근로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 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극도로 깨끗하지 않으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율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구성한 공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깨끗함의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가 있는데, 바로 "Class, 클래스" 입니다. 

클래스(Class) 뒤에는 숫자를 표기해 청정 환경 관리 정도를 등급으로 나타내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이 숫자는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 1피트(ft)인 정육면체 공간당 포함하고 있는 0.5 크기 이상의 먼지 개수를 뜻합니다.

 

'클래스10' 1입방피트(ft3) 내에 0.5 이상 크기의 먼지가 10개 이하로 존재하는 청결 정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클래스1'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피트(ft)인 정육면체 내에 사람 머리카락 직경의 1/1000 크기 정도의 먼지 하나가 존재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클래스10에는 0.5um 이상 먼지 10개 이하만 허용합니다.

 

um(마이크로미터) 단위가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데요, 0.5um의 size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Size냐면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 일컷는 초미세먼지(PM2.5)도 반도체/디스플레이 Clean Room에서는 너무나 큰 Particle, 이물 덩어리인 것이죠.

 

우리가 흔히 초미세먼지라고 하는 PM2.5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라인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는 거대한 Particle에 속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Clean Room 공간에서 "사람"은 거대한 이물 덩어리로서 배척(!) 되어야 할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스막복으로 온몸을 꽁꽁싸서 눈만 내놓고 Fab 내 라인을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이렇다보니 실제 Fab 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라인에 있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일이 됩니다. 무거운 공구나 어려운 작업을 할 때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하더라도 스막복은 벗을 수 없습니다 ㅠㅠ

 

SK 최태원 회장조차도 FAB에 들어갈 때는 스막복으로 꽁꽁 싸매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근무하실 생각이 있는 분은 꼭 염두해두셔야 하는게 있습니다. Clean Room은 밀폐된 공간이고, 산소 유입이 일반 공간보다 적습니다. 또한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계속 다시 들이마시기 때문에 울렁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ㅠㅠ

 

또 클린룸은 압력이 높은데요, Clean Room은 외부 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높은 기압을 유지합니다. 높은 기압의 영향으로 정신이 몽롱해지는 경우가 있고, 울렁증, 심하면 두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근무에 열중하게 되면,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기 어렵고 심지어 식사에 대한 욕구 감소나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의 친구들은 그곳을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고 일컷기도 했습니다.

 

아.. 아무것도 없어 .. 그저 새하얀 공간일 뿐이야...

 

오늘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특별한 공간, Clean Room(FAB)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도 어렵지만 특수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더욱 근무를 어렵게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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